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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내각부(内閣府) 빌딩 [출처=홈페이지]일본 내각부(内閣府)에 따르면 2023년 중국의 불량 채권을 증권화한 금융상품 발행액은 466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45.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전체 금액 중 236억 위안이 모기지와 관련돼 있다. 대형 건설회사의 파산으로 부실 채권을 떠안은 은행이 불량 채권을 숨기기 위해 금융상품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높다.중국 정부는 침체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내수를 촉진하고 있지만 좀처럼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거래 절벽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내각부는 중국의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부실화될 수 있으므로 위험을 분산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내각부는 2024년 2월28일 '세계경제의 조류'라는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유럽, 북미, 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경제 동향을 조사한 보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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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당 중심의 정치로 금융업 육성 불가능… 대중화주의 포기하고 글로벌 상생이 기반 구축 필요중국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철학자 중 한 명으로 불리는 공자를 배출한 나라로 인(仁)과 의(義)를 중시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하지만 일부 역사학자는 중국은 철학보다 상업이 발달한 나라이며 중국인은 유대인과 더불어 상재(商財·사업이나 장사의 재물)에 가장 밝은 민족이라고 주장한다.상업이 활성화되려면 필수적으로 금융이 발전해야 하는데 송나라는 10세기경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교자(交子)라는 지폐를 발행해 사용했다. 송을 멸망시킨 원나라는 유럽까지 이어지는 대제국을 건설해 동서교역의 황금기를 열었다.중국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인 상하이는 19세기 중반 개항한 이후 20세기 초반에 이미 아시아 최대 국제상업도시로 자리매김하며 금융 중심지로 부상했다. 당시 청나라가 서유럽과 미국의 기업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원료 공급지이면서 상품 소비지로 거대한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국정연이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상하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중국 상하이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 iNIS]◇ 태자당과 경쟁하던 상하이방 몰락으로 지역 영향력 축소영국이 국제상업무역을 장악하면서 런던이 국제 금융허브로 부상한 것처럼 상하이도 동서교역의 창구 역할을 담당하며 금융기관이 물려들기 시작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설립되기 이전에 중국의 경제무역 중심지였기 때문에 국내외 주요 은행의 본점이 위치했을 정도로 융성했다.하지만 자본주의를 죄악시하는 공산당이 중국 대륙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상하이에 있던 금융기관이 홍콩으로 이전하며 상하이 금융산업은 암흑기에 접어들었다. 개혁개방정책을 도입한 이후 1990년대 경제·금융·무역의 중심지로 다시 부상했으며 2000년대 들어 세계 최대 무역항으로 성장했다. 상하이의 금융업 문제점을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상하이방 몰락·제로 코로나정책 실패·전랑외교 반발 등이 상하이의 글로벌 위상을 추락시켰다. 중국 정치를 양분하는 세력은 태자당과 상하이방인데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하는 태자당이 득세하면서 세력을 잃었다. 상하이와 선전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영향력을 확대했지만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것이다.제로 코로나정책으로 도시를 봉쇄하면서 인민의 불만이 가중되는 것도 시 주석의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의 전랑외교·일대일로 실패도 외국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전랑외교는 성장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공세적인 외교를 지향하는 방식인데 남중국해 분쟁이 대표적이다.경제적으로 보면 제조업 가동률 하락·부동산시장 침체·경제성장률 추락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성장엔진이 식어간다는 말을 듣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백신접종과 집단면역을 추진하며 코로나19에 대응했지만 중국은 감염자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불가능한 목표와 싸우고 있다.코로나19 감염자를 격리시키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경제에 활력이 사라졌다. 경기침체는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부동산시장의 붕괴로 이어졌다. 부동산 개발과 주택구입 자금 수요가 줄어들고 부실채권이 증가하면서 금융기관의 실적이 급락하는 중이다. 경제성장률마저 8%대에서 3%대로 추락했다.사회는 제로 코로나정책·인권 침해·공동부유정책 등이 금융업 발전의 장애물이다. 제로 코로나정책은 중국 정부의 무지에서 출발했으며 인민의 이동자유를 제한한다. 신장위구르와 티벳과 같은 소수민족 자치구뿐 아니라 베이징·상하이·선전·텐진·정저우과 같은 대도시에서도 공안의 인권침해는 심각한 상황이다.시 주석이 다수 가난한 인민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공동부유정책도 시장경제에 적합하지 않다. 자본주의가 공산주의와 경쟁에서 승리한 비결은 개인으로부터 재산을 축적하겠다는 열망을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부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상승하면 시장경제가 발전하기 어렵다.문화는 생활 인프라·교육과 관련이 있으며 영어교육 약화·대중화주의 만연·우수 교육 인프라 부족 등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다. 중국 정부는 외국문물이 무분별하게 유입돼 고유문화를 훼손한다고 판단해 중국문화와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학교에서 영어교육을 아예 중단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중국이 세계의 중심이며 중국문화가 인류문화의 발전을 이끌었다는 자부심은 대중화주의로 나타난다. 외국문화를 천시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으며 다른 나라의 문화유산을 폄훼하는 행위가 애국주의로 포장되고 있다. 글로벌 인재를 육성할 국제학교와 같은 우수 교육 인프라도 부족할 실정이다.기술은 금융시스템 기반이나 우수 정보통신기술(ICT) 인재를 육성할 시스템이 미비하다는 점에서 심각한 상황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금융은 인재 확보보다는 고도로 발전된 시스템을 구축해 경쟁하는 장치산업으로 전환된 지 오래다. 시장의 변화를 선도할 새로운 금융상품 개발이 핵심 경쟁력이다. ◇ 공산당원보다 금융 관련 정책 수립할 전문 관료 육성이 중요지난해 9월 시 주석은 베이징에 증권거래소를 개장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선언한지 74일 만인 11월15일 베이징증권거래소가 문을 열었다. 중국 정부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목적이지만 상하이방을 견제하기 위한 점도 명확했다.태자당이 상하이방과 권력투쟁에서 승리하는 것과 베이징의 금융업이 발전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상하이는 베이징·광저우·선전 등과 함께 중국의 금융업을 이끌어가고 있지만 아시아 금융허브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정치적으로 보면 전문 관료 중시·코로나19 방역정책 개선·상생외교 등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업에 필요한 사람은 정치논쟁에 능숙한 공산당원보다는 경제지식이 박식한 전문 관료다.제로코로나와 같은 방역정책도 전면 재검토해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보장해 줘야 한다. 전랑외교나 일대일로를 무리하게 추진하기보다 글로벌 시대에 적합한 상생외교를 추진해야 한다.경제는 제조업 경쟁력 제고·그림자금융 해소·관치금융 최소화 등이 해결돼야 금융업의 기반이 공고하게 구축된다. 중국에서 가동 중인 외국 기업의 공장은 코로나19 발발 이후 동남아·인도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중국 부동산시장 열풍에 편승한 그림자금융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커져 제도권 금융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민은행 주도의 관치금융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에 속한다.사회는 외국인 입국제한 해제·외국인 우대정책·사회보장제도 확립 등이 주요한 과제다. 외국인이 입국할 때 최장 28일 격리가 7~8일로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불편하다. 싱가포르 수준으로 외국인의 영주권 부여 등 우대정책도 수립해야 한다. 금융·ICT 관련 석·박사라면 입국 제한을 완전히 철폐하는 것이 좋다.공동부유정책으로 13억 인구의 빈부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장경제의 도입으로 형성된 과실을 일부 상류층이 독점하고 인터넷사업으로 거부를 축적한 사업가가 급증해 사회적 박탈감이 증가했다고 시장경제를 파괴하는 정책을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문화는 양질의 삶을 보장하는 인프라에 해당되며 영어 공용어화·문화 우월주의 배격·우수 교육기관 유치 등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미국과 영국이라는 국가를 싫어하는 것과 영어를 배척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영어는 호불호를 떠나 글로벌 공용어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글로벌 비즈니스를 하려면 누구나 배워야 한다. 금융업이 가장 글로벌화된 산업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아야 한다.중국문화가 우수하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지만 편협한 문화우월주의는 글로벌 시민으로서 소양을 형성하는 장애물이다. 고구려·발해 역사를 중국 역사에 포함시키는 동북공정도 중국 역사학자의 열등감에서 출발했다. 이집트 문명도 중국인이 영감을 줬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나오며 중국인은 세상 뭇사람의 웃음거리로 전락했다.기술은 해외 유학파 적극 유치를 포함해 대학에 인재 육성 프로그램 설치 등으로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 유학파를 국내로 귀환시키는 하이구이(海龜)정책을 펼쳐 큰 성과를 거뒀다.상하이대와 같은 명문 대학에 ICT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 학과 신설을 넘어 현장에 필요한 지식을 가르칠 교수진 확보가 우선이다. 싱가포르처럼 해외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원과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기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유리하다.▲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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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4아시아 금융허브에서 날개 없는 추락 중…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구축하려면 반면교사 필요아시아 최대 자유무역항인 홍콩은 1842년 청이 아편전쟁에 패전하면서 영국에 열구 할양되며 역사가 시작됐다. 1898년 양국이 99년간 조차하기로 합의하면서 동서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교역 물동량이 급격하게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금융산업이 융성해졌다.영국 컨설팅그룹 지엔(Z/Yen)이 매년 3·9월 2회 발표하는 GIFC(Global Financial Center Index·국제금융센터지수)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뉴욕 및 2위인 영국 런던과 비슷한 성장경로를 밟은 것이다.런던은 17~18세기 영국이 국제상업무역을 장악하며 자연스럽게 국제금융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했다. 뉴욕은 거대한 미국 경제가 기반이 된 반면에 런던은 활발한 무역이 성장의 디딤돌이 됐다.9월 기준 지엔이 발표한 홍콩의 글로벌 금융경쟁력 순위는 4위로 3월에 비해 1단계 하락했다. 반면 홍콩과 아시아 금융허브의 지위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싱가포르는 9월 3위로 3월 대비 3단계 상승했다. 아직 상하이·도쿄·서울은 홍콩을 넘볼 정도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선거공약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한 ‘오곡(五穀)밸리혁신(5G Valley Innovation)’ 모델을 적용해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을 정치·경제·사회·문화·기술 측면에서 평가했다.▲ 홍콩의 아시아 금융허브 경쟁력 평가 [출처 =iNIS] ◇ 정치가 경제에 개입해 금융 경쟁력 추락홍콩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많은 무역거래를 처리하며 전체 화물 처리량의 절반 이상이 환적 화물로 구성돼 있다. 19세기 이후 국제무역항으로 급성장하던 중 20세기 영국의 대중국 진출 교두보로 자리매김하며 경제 측면에서 아시아의 핵심 국가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1940년대 말 중국에서 국민당과 공산당이 내전을 벌이며 상하이에 있던 금융회사 대부분이 홍콩으로 이전했다. 1997년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국제자본시장에 접근하는 통로로 활용되다가 2019년 이후 ‘하나의 중국’정책에 따라 국가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홍콩의 금융업 문제점을 파악하면 다음과 같다.정치적으로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으로 민주화를 주장하던 많은 인재가 홍콩을 떠났고 정치적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전체 인민은 똑 같이 잘 살아야 한다는 공동부유를 주창하며 재산이 강탈될 것을 두려워한 부자가 해외로 이주하기 시작했다.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되며 홍콩증시가 침체되고 있는 것도 공동부유정책이 가속화돼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하나의 중국’정책이 홍콩·마카오를 넘어 대만까지 확장되며 양안관계가 악화되고 있어 홍콩의 금융업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홍콩이 중국과 대만의 가교역할을 담당했고 대만을 정치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국가는 홍콩 금융업을 지탱하고 있는 미국·영국 등이다.경제적으로 보면 홍콩 증시에 대한 중국 정부의 간섭이 강화되면서 올해 1~2분기 홍콩 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기업이 전년 대비 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에는 27건의 IPO가 진행돼 HKD 513억 달러(약 8조8730억 원)를 펀딩할 것으로 전망된다.중국 본토의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홍콩에서 발행하는 채권도 줄어들고 있다. 올해 홍콩 채권 발행액은 아시아에서 6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1단계 하락한 것이다. 글로벌 기업인 다이슨·로레알·LVMH 등은 홍콩 지점을 폐쇄하거나 근무 인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사회는 국가보안법 제정 후 민주화 운동을 탄압하며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인권상황이 악화되며 해외로 이주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홍콩에 설치된 중국정보기관은 체제 전복뿐만 아니라 단순한 정부 비판까지 용인하지 않고 탄압하고 있다.시 주석이 자랑하는 치적 중 하나인 제로 코로나 정책도 홍콩의 금융업 경쟁력을 훼손하고 있다. 자유로운 이동이 제한되면서 기본적인 업무 처리마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일 홍콩금융관리국(HKMA)가 주최한 ‘글로벌 금융리더 서밋’에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세계 최고 금융기관인 블랙스톤·씨티그룹 최고경영자가 참석하지 못했다.문화는 표준 중국어 사용을 강제하면 영어 교육이 약화되고 있으며 국제학교 등 우수 교육 인프라도 부족한 실정이다. 정치뿐 아니라 교육에도 ‘하나의 중국’정책이 반영되면서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 중국 문화의 우월성을 강조하며 글로벌화도 퇴조하고 있는데 이는 문화대혁명 당시 사회주의 사상학습을 강조한 것과 유사하다.기술은 금융업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한 장치산업으로 전환됐음에도 금융인프라 고도화 전략이 부재하며 우수한 정보통신기술(ICT) 인력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업을 뒷받침할 기술력을 갖춘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도 부족하다. 미국·인도에 있는 ICT기업의 서비스에 의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본주의 첨병인 금융의 홍콩의 특성 살려야지난달 22일 중국공산당 제20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다. 3연임이 결정되면 제로 코로나·대만 강공책·홍콩 압박 등 정책이 변할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으나 아직 변화의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강력한 기반을 구축하려면 다음과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정치적으로 국가보안법을 완화하고 대만을 흡수 통일하겠다는 정치 대결을 중단해야 한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홍콩 국가신용등급을 'AA-'로 평가했는데, 이는 싱가포르 'AAA'에 비해 3단계나 낮은 것이다. 무디스와 S&P의 신용평가등급도 싱가포르가 홍콩에 비해 높다.경제는 글로벌 금융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각종 세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홍콩의 경제적 혼란을 틈타 이른바 헥시트(HKexit·탈홍콩)하는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17%로 인하했다. 현재 홍콩 법인세는 16.5%로 싱가포르와 큰 차이가 없다.싱가포르는 2020년 ‘가변자본기업(VCC)’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기업 형태의 펀드를 만들면 조세 피난처 수준의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글로벌 자금이 몰려들면서 운용 자산의 규모가 이미 홍콩을 추월했다. 영국 컨설팅회사 헨리앤드파트너스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자산이 1000만 달러 이상인 부자가 세계에서 5번째로 많아졌다.사회는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반영해 중국으로 반환되기 이전 수준으로 인권상황을 개선하지 않으면 해외 우수 인재의 유치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비영주자에 대한 재산세를 인하하고 연간 최소 HKD 250만 달러를 버는 사람은 2년 비자를 발급해 준다. 2년간 제한 없이 홍콩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다.하지만 싱가포르는 비자 완화를 넘어 해외 은행·증권사·투자회사·로펌 등을 적극 유치해 집적효과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업은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작동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용이한 서울에 있는 공공금융기관을 지방으로 강제 이전하는 것과 대조적이다.문화는 영어로 공영어로 적극 채택해 모든 국민이 영어를 제2외국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제학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다양한 교육 커리큘럼으로 우수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획일적인 사상교육이나 편협한 자국 문화 중심 교육으로 글로벌 시민을 육성하기 어렵다.홍콩과 치열하게 아시아 금융허브 지위를 경쟁하는 싱가포르는 기업과 관공서에서 제1언어로 영어가 통용되는 수준에 도달했다. 홍콩은 1997년 반환 이전까지만 해도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중국 표준어를 구사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이 어려운 지경이다.기술은 우수한 ICT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비자발급 조건을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벽은 높은 편이다. 싱가포르가 핀테크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철폐해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한 것을 벤치마킹해야 한다.상하이도 5년 거주 해외 인재에게 영주권을 제공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서울은 아시아 금융허브를 구축하기 위해 가야할 길이 아직 멀다.종합적으로 보면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홍콩의 금융경쟁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가 없다면 추락 추세가 반전될 가능성은 낮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장을 이기는 정부가 없듯이 정치도 경제를 절대 이길 수 없다. 경제 분야 중에서도 금융은 시장 변화에 가장 민감한 고등동물에 속해 정부가 통제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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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글로벌 금융시장 혼란 대처에 혼연일체 단결 필요, 여의도에 금융기관 집중시켜야 시너지 창출 가능레고랜드발 금융시장 혼란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연말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사한 규모의 충격이 우리나라 경제를 타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도 낮다.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함께 경제를 떠받치던 반도체 시장이 급랭하면서 내우외환에 직면한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중요한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난 사람은 조윤승 KDB산업은행노동조합 위원장이다. 최근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조 위원장이 보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관한 논란을 정리해 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구조조정 전문가로 다양한 현장 경험 축적조 위원장은 KDB산업은행에서 20년을 근무했으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부실기업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는 국책은행의 몫으로 전락했다. 3면이 바다이며 동북아 거점 국가인 우리나라가 해양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당시 한진해운을 살릴 수도 있었는데 너무 쉽게 포기한 것은 아닌지 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으로 조 위원장과 나눈 1문 1답이다.- 간단하게 자신의 이력을 소개하면.“2003년 8월 산업은행에 입사해 올해 20년째 근무하고 있다. 주로 담당했던 업무는 회원사의 구조조정이며 구조조정 전문가라고 보면 된다. 2010~2013년까지 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현업에 복귀했다. 2020년부터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았는데 올해 연말 임기가 끝난다.- 구조조정은 전문 영역인데 경험해 본 소감은.“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한진해운은 회사가 사라져 평가하기 좀 그렇지만 현대상선은 구조조정 후 오히려 실적이 좋아져 뿌듯하다.해운업은 대규모 자본이 투입돼야 하며 세계적인 해운회사는 덴마크·그리스·프랑스·중국·일본·독일 등 소수 국가에 소속돼 있다. 우리나라도 상당히 축적된 자본과 세계적인 무역 물동량을 갖고 있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 추진한 대우해양조선의 구조조정은 대표적 실패 사례인데.“대우조선은 10조 원 이상 손실을 봤다. 구조조정 전문가 입장에서 봐도 잘못된 결과이고 국가에도 엄청난 손해를 끼친 것이다. 대우조선은 부채를 줄여주고 유동성만 지원하면 단기간에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인데 부실을 숨기면서 시간을 끌어 책임질 사람을 없앤 것이 실패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다.예를 들어 한꺼번에 5조 원을 투자해야 하는데 누구도 책임지기 싫으니까 매년 2~3000억 원씩 찔끔찔끔 투자하다가 실패했다.”- 구조조정 과정에 참여하면서 느낀 아쉬운 점은.“사실 한진해운 같은 기업을 그때 너무 쉽게 포지하지 않았나, 아까운 짓을 했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1·2·3위 조선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해운업은 반드시 키워야 되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청년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구조조정의 가장 큰 문제점은.“현대상선과 현대증권의 구조조정과 매각과정에 참여해 보면서 비중요 자산을 너무 쉽게 매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산매각으로 1~1조5000억 원 정도 확보해 2년 정도 버틸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6개월 만에 모든 돈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회사가 망할 때는 순식간에 주저 않는데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국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금융공공기관 개편도 비슷한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지금 부도가 나는 남미 국가를 보면 구조조정 후 망한 기업처럼 순식간에 무너진다. 정치인이 장기적인 경제안정보다는 단기적으로 인기를 얻기 위한 포퓰리즘 정책에 매몰되면 국가는 혼란해진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동일한 관점에서 봐야 한다.”◇ 글로벌 금융허브는 해외사업 확대부터 시작산업은행은 수출입은행과 함께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외자 조달 분야에서 서로 1등과 2등을 다투는 공기업으로 외국 금융기관과 협력해 해외자금을 국내로 유치한다. 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외 창구가 우리나라 금융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왼쪽)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가운데) [출처 = iNIS]- 우리나라 자본 시장을 키워야 된다고 주장하는데 좋은 방안은.“채권 시장을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폭이 넓어야 하고 깊이도 굉장히 깊어야 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트리플A(AAA), 더블A(AA)뿐 아니라 더블B(BB), 싱글B(B), 심지어 트리플C(CCC) 채권, 정크본드까지 자유롭게 거래돼야 한다.내가 사고·팔고 싶을 때 언제든지 시장에서 사고·팔 수 있도록 깊이가 깊어야 충분한 유동성이 생겨 채권 시장이 안정된다. 우리나라처럼 위기가 왔다고 시장이 경색돼 더블A(AA) 채권도 안 팔리고 금리가 요동을 치면 시장이 발전하기 어렵다.”-금융산업이 발전하려면 은행이나 채권 등에 대한 객관적인 신용과 리스크 평가가 가능해야 하는데.“실제 이런한 기능을 갖춘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일본하고 독일도 안 되는 게 현실이다. 일본과 독일이 돈이 없어서 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하물며 우리나라가 그것을 무턱대고 하겠다고 덤비면 안 된다. 차근차근히 내실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가 기대하는 산업은행의 중요한 기능은.“기재부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기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산업은행이 1년에 연간 정책금융을 50~60조 원 정도를 지원하다가 산업은행의 실적이 나빠 정책금융을 30조 원밖에 못 지원하면 기재부는 30조 원을 다른 곳에서 조달해야 한다.과거 산업은행에서 정책금융공사를 분리했다. 정작 산업은행은 1년에 3조원의 이익이 나는데 정책금융공사는 2조 원씩 적자가 나자 기재부가 난처해져 결국 다시 합쳤다.”- 산업은행이 지원하는 정책자금 규모는.“연간 5~6조 원을 벌어서 정책금융으로 3~4조 원을 지원하고 나면 1~2조 원의 이익이 발생한다. 이 중 3분의 1인 35~40% 정도는 100% 지분을 소유한 정부에 배당을 하고 나머지는 내부유보금으로 남겨 둬 자본금을 키우고 채권 발행을 늘린다.이를 통해 산업은행은 1년에 50~60조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일반적인 정책금융기관처럼 매년 국회에서 세금으로 예산을 배정받아 그 돈으로 정책금융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기획재정부는 산업은행의 이전을 추진하는데.“기재부는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해 실적이 악화돼 정책금융에서 공백이 발생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정권 초기라 대통령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겠지만 2~3년 지나면 결국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반대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산업은행이 우리나라 자본시장에서 담당하는 역할은.“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자산 규모 측면에서 시중은행에 비해 작지만 우리나라 자본 시장에 해외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외자조달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결국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외국 금융기관과 같이 사업하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해 와야 한다. 그러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금융기관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밖에 없다.”- 그런 주장이라면 정부가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해 글로벌 금융허브전략을 포기한다는 것인데.“정부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글로벌 금융허브는 안 하겠다고 선언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외국 금융기관에는 면허를 내주지 않고 우리끼리 은행면허사업만 하겠다는 의미다.시중은행은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대규모 정책사업보다는 안전한 예대마진을 챙기고 아파트 담보대출만으로도 연간 몇 천조 사업을 만끽하고 있다.”- 서울 산업은행 본점에 외국 투자자가 얼마나 방문하는지.“연간 수백 회가 넘는다. 외국계 투자은행·증권회사 등 투자자가 항상 방문해 협의한다. 만약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이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해 서울역으로 이동하고 KTX를 타고 부산까지 올 가능성은 낮다. 이들 투자자와 접촉이 줄어들면 해외사업은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허브 전략 수립해 실천해야 달성 가능조 위원장은 서울이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 국민연금공단 등 전국에 뿔뿔이 흩어놓은 금융공기업을 한곳에 모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기관·금융공기업·핀테크기업·대기업 재무팀 등을 한곳에 모아야 시너지가 난다고 판단한다.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이 지금의 서울 여의도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자고 주장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우리나라는 고령화·저출산으로 제조업보다 금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데.“고지식·고자본·자본집적도가 높은 것이 금융업이다. 금융업을 단순히 제조업을 지원하는 산업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 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영국이 급성장하는 인도, 일본이 라오스에 각각 진출하는 금융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처럼 정부도 정책금융기업의 해외투자를 적극 후원해야 한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려면.“우선 국민연금 등 금융공기업 모두 다시 서울로 돌아와야 한다. 부산에 가 있는 금융공기업뿐 아니라 대구·전주·진주 등 엉뚱한데 가 있는 기업을 모두 데려고 와서 시너지를 창출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산업은행·산업은행 별관·중소기업중앙회·수출입은행까지 싹 밀어버리고 그곳에 100층 넘는 빌딩을 5개 정도 지어 금융기업으로 포함해 기재부·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을 입주시켜야 한다.또한 핀테크라도 싹 그러모으고 대기업 재무팀도 모두 입주시켜야 한다. 외국계 투자자가 여의도에만 오면 원스톱으로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러면 서울이 진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된다.”- 우리나라 금융기관에 영어 구사자가 적다는 지적도 있는데.“은행원이 영어를 못해서 글로벌 금융허브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요즘 신입사원은 해외 유학파도 많고 생활영어를 잘 구사하는 사람이 많다. 홍콩도 방문해 봤는데 금융센터를 벗어나면 영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다. 현재 영어로 의사소통이 되는 직원만 잘 활용해도 외국계 투자자와 협력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본점을 이전하면 이익 줄어 정책금융 기능 상실해져 산업은행·지방은행 모두 불행해져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꺼내든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공약은 결국 정부의 110대 국정 과제에 포함됐다. 또한 8월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산업은행장에게 직접 이전을 조속하게 실천하라고 주문했다.본점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하고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부와 이해관계자의 입장 차이에 관해서 알아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처 = iNIS]- 강석훈 행장은 부산 이전 미션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는데.“본인 입으로 명령을 받고 왔다고 직접 이야기한다. 사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지분을 100%를 갖고 있고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이 산업은행장을 임명하므로 대통령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다만 노조는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은행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존립 자체까지 위태로워진다고 판단해 반대하는 것이다. 강석훈 행장도 경제학자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점이 있는 여의도를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나 서울시는 우량 공기업을 빼앗기는 것이나 마찬가지인데.“영등포 갑·을이 지역구인 김민석 의원과 김영주 의원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국회의원은 여야 구분 없이 산업은행을 데려 가겠다고 아우성이다.반면 의외로 국민의힘 국회의원·당직자·보좌관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보면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에 대해 반대한다. 이분들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가지는 정체성·철학과 상치된다고 믿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보수 정당은 자유주의와 시장 중심주의를 강조하는데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은 지역 균형 발전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했고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 반대한다. 기관이나 국가 경쟁력을 고려하지 않고 부산에 모든 금융기관을 모으는 것도 아니고 전국에 그냥 나눠주기 식으로 흩뿌리는 것은 정치적인 포퓰리즘이지 정책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국민의힘 안에 많다.정권 초기이기 때문에 드러내 놓고 대통령의 정책을 반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은 안 하는 것일 뿐 실제 개인적으로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문제가 많은 정책이라고 이야기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내부적으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하고 연말까지 해양 관련 부서를 부산으로 이전할 계획인데.“9월28일 10명 정도 규모로 이전 추진단을 구성했다. 현재 실제 수행하는 일은 없고 이전을 대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구상하는 정도다. 아직 토지를 매입하거나 몇 층짜리 건물을 지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 국회에서 산업은행법을 개정해 주지 않아 이전 계획 자체가 무산되면.“노조는 그런 상황을 가장 우려한다. 예를 들어 토지를 구입해 몇 천억 원을 들여 건물을 신축했는데 이전이 무산되면 큰일이다. 산업은행은 은행법상 임대업을 할 수 없다. 건물 자체를 비워둬야 하면 손실이 막대해진다.그렇게 되면 이전을 결정한 사람은 배임죄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산업은행도 자체적으로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경영자의 배임행위를 파악하면 100% 고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추진 관계자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이전 추진단이나 회장이 실제 행동에 나서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이전 준비단이 법이 바뀌면 어디에 땅을 사서 몇 층짜리 건물을 짓겠다는 계획을 세울 수 있을지 몰라도 실제 땅을 산다거나 건물을 올리는 행동을 하기는 어렵다. 회장도 정부에 법을 바꿔주지 않으면 실제 추진은 불가능하고 자신도 법적 책임을 지기는 부담스럽다고 말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국회 차원에서 법 개정 움직임은.“발의만 해 놓은 상태다. 야당에서는 김두관 의원이, 여당에서는 김희곤 의원이 발의했다. 김두관 의원은 지역구가 양산이라 발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은 찬성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는 현 상태가 지속된다면 2024년 4월 차기 총선까지 법 개정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여당이 절대 다수를 점유해야만 추진이 가능해질 것이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전에 국토교통부가 이전 대상기관으로 선정하는 등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아직 국토부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는 않았다. 국토부나 균형발전위원회에서도 명확하게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공기업 2차 지방 이전이라는 큰 틀에서 진행하며 산업은행만 따로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금융위원회만 연내에 계획서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고 국토부는 내년 초에나 관련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이 해운금융에 전념하려면 전문성이 필요한데.“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 금융정책이 너무 답답하다고 생각한다. 배도 많고 물동량도 많은데 실질적으로 돈을 버는 사람은 해외 선주다. 해외 선주는 선박을 소유하고 있지만 리스 금융을 하는 선박 리스 회사로 실질적으로 보면 금융회사다. 이들은이익이 별로 남지 않는 제조는 한국 조선소에 맡기고 자기들은 앉아서 큰돈을 벌고 있다. 우리도 제조뿐 아니라 금융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금융위는 부산을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로 육성한다는데.“산업은행은 해양·파생상품에 특화된 인력은 많지 않다. 목표가 그렇다면 직원 모두에게 관련 지식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해양·파생상품 시장은 연간 10~15조 원 규모일 정도로 작다.산업은행은 자산이 200조 원이 넘고 연간 100조 원 이상을 운용하는 거대 은행이다. 직원을 자르든지 해양파생상품은 일부가 담당하고 대부분은 현재 수행하는 정책금융을 담당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금융기관은 로펌·컨설팅기업·회계법인 등과 협업할 일이 많은데.“그렇다. 우리나라 금융이 서울에도 있고, 부산에도 있고, 전주에도 있고 이렇게 분산되면 사실상 금융 중심지는 없어진다. 이번 레고랜드 사태만 보더라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이 완전히 박살나면서 악화된 것이다.최근 롯데캐피탈도 15%의 금리를 제시했음에도 1년짜리 단기 자금 조달에 실패했다. 직접 금융시장을 키우지 않으면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제조업체도 망하게 된다.”-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고객이 이탈한다고 생각하는지.“산업은행은 기존 은행처럼 예수금을 받아 자금을 조달하거나 아파트 담보대출을 통해 돈을 버는 회사가 아니다. 여의도에 있는 다른 증권회사나 금융회사와 거래를 통해 돈을 버는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일부에서 인터넷 세상에 비대면 화상회의를 통해 대출 또는 비대면 대출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한다. 1~2000만 원 대출해 주는 카카오뱅크는 현재 그런 식으로 영업하지만 산업은행은 기본 거래 단위가 천억 원대다.1~2000억 원을 대출하면서 고객의 얼굴 한 번 안 보고 거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신디케이션·합작투자는 사업 규모가 1조 원을 넘고 관련 기관과 회의만 50회를 넘게 한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결국 고객사가 산업은행과 거래하기 힘들다며 거래를 중단하게 될 것이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산업은행이 망한다는 주장은 심한데.“산업은행은 정책금융공기업으로 1년에 최소 5~6조 원의 수익을 발생시켜 정책금융을 지원해야 되지만 부산으로 내려가면 영업이 저조해 그러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면 결국 망하는 것이다. 바이오산업에 정책금융을 지원하면 이익을 내기 어렵고 연간 3~4조 원씩 손해가 난다고 생각해 보자.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것이 정책금융인데 산업은행 전체 이익이 3조 원에 그치면 적자가 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직원도 자르고 사업을 줄이면 산업은행의 존재 이유가 사라진다. 일본 산업은행은 비슷한 경로를 밟다가 민간은행과 합병됐다.”◇ 다양한 문제점부터 해결하려는 노력 필요산업은행의 본점으로 부산으로 이전하면 직원은 이사를 가는 대신에 나서이부(나흘은 서울, 이틀은 부산)로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국가 금융산업의 경쟁력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정책임에도 타당성 검토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다.하지만 강석훈 회장은 윤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강력한 추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제기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살펴보자.▲ 조윤승 KDB산업은행 노조위원장(가운데)과 민진규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소장(오른쪽) [출처 = iNIS]-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모든 직원이 내려가야 하는지.“노조는 최악의 경우에 총무·인사와 같은 행정부서는 내려갈 수 있지만 사업부는 서울에 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 고객과 협력기관이 대부분 서울에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 차원에서 그렇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지방에 내려간 공기업이 국회보고나 정부 회의를 위해 서울로 출장을 오가며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막대하다는 불만이 많다. 이미 비효율적이라는 것이 결론이 난 만큼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서울에 근무하고자 하는 직원이 절대 다수인데.‘실제 현재 지방 이전 공기업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직원은 부산에서 3년 근무하고 다시 서울에서 3년 근무하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생활 리듬이 깨어진다. 자녀가 있는 여직원이 가정을 핑계로 서울에서만 근무하겠다고 주장하면 남직원이 부산 근무를 도맡아야 한다. 남직원의 불평불만이 높아지고 사기가 떨어져 조직 화합 차원에서도 불리하다.- 특정 대학 출신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주장은.“지방에 공기업을 유치하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공기업이 지역 대학 출신을 채용해 주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1년에 100여 명 채용하는데 지방 출신을 30% 뽑으면 30명 정도 된다.부산에 내려간 공공기관은 부산대만 거의 뽑는다. 그렇게 되면 부산대 출신이 전체 신입사원의 30%로 너무 많아진다. 이들도 몇 년 근무하면 서울로 오고 싶어 하기 때문에 지방 인재의 유지라는 본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부산으로 이전하면 대출자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현재 산업은행 고객의 60% 이상은 서울에 있고 부산에 있는 고객은 아주 소수다. 돈 빌릴 사람은 서울에 있는데 부산으로 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부산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만한 신용과 사업성을 갖춘 기업도 많지 않다. 그렇다고 대출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에게 무차별적으로 돈을 빌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경기도 하남에 있는 전산센터도 이전하는 것인지.“원래 전산센터는 별관이 있다가 하남으로 이전한 것이다. 전산센터가 하남에 있는 것만으로도 업무처리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 요즘 은행은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장치산업이다. 수시로 시스템을 개발 혹은 업그레이드해야 하는데 업무협조·인력확보 등으로 죽을 지경이다.ICT 인력은 연봉을 많이 줘도 구하기 어렵고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아마 부산으로 전산센터를 이전한다고 하면 따라갈 직원도 많지 않고 현지에서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에 있는 부산은행·경남은행이 반대하고 있는데.“산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모두 경영이 어려워진다. 지역에 있는 기업이 산업은행과 거래하지 못하면 부실기업처럼 비춰질 것으로 두려워해 산업은행과 거래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지역 은행 입장에서는 이익이 많이 남는 기업과 같은 우량 고객의 이탈을 걱정해 반대하는 것이다.”- 다양한 부작용이 예상됨에도 회장이 적극 추진하는 이유는.“지난 8월 말 윤 대통령이 부산에 가서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개최하면서 현장에서 산업은행 회장에게 구두로 몇 번 지시를 했다고 들었다. 빨리 부산으로 이전하라는 말에 본인이 심리적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본점 이전보다 개발금융공사 설립이 유리조 위원장은 부산 지역 발전을 위한 최상의 방법은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자본금을 공동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법적으로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투자가 가능하며 적자가 발생해도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쉽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사례로 제시했다.- 부산시는 산업은행을 유치해 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을 활성화한다는데.“그 목적이라면 산업은행의 부산지사가 부족하지 않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와 지역 정치인은 정책금융을 활성화하는 것보다는 외형적으로 폼이 나는 실적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층 건물을 짓고 수백 혹은 수천 명의 직원이 내려오는 이벤트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전 부지로 지목된 구역을 소유한 건설업체도 토지 매각으로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부산 해양산업을 육성하려면 본점 유치보다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하는 것이 유리한 것은 아닌지.“산업은행 내부도 산업은행과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대전·대구·광주 부산에 하나씩 설립하자고 제안했다. 지역 균형 발전이 목표라면 부산만 아니고 차라리 전국을 고르게 발전시키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내놓은 대안이다. 지방에 있는 산업은행 지점을 통합해 주고 자산과 업무를 이관하면 개발금융공사가 자립할 수 있다.”- 국내에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제가 해운을 담당했을 때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직접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설립해서 운영해 보니까 공사가 은행보다 지역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점에서 유리했다.신규 정책을 추진하면 부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공사는 은행보다 파산이나 증자가 쉽다. 개발금융공사는 자기 자본의 30배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산업은행과 부울경이 4:3:2:1 비율로 출자해 지역개발금융공사를 설립해 공동으로 경영하면 된다.”- 본점 이전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조의 역할은.“노조는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에 대해 쓴 소리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국민에게 산업은행의 이전이 초래할 문제점을 널리 알려서 나쁜 정책이 집행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노조가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이전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의 의견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현황이 그렇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가 구조조정에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는 것처럼 노조원 모두 금융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파악할 능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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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을 미래전략산업을 육성해야 국가경쟁력 상승 가능…지방 이전한 금융공공기관의 U턴도 고민해야 6월부터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은 본점의 부산광역시 이전을 반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공기업 귀족노조의 이기주의적 작태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고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미래를 위해 타당성 여부를 따져 보자는 용기 있는 전문가도 적지 않다.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에 대한 찬반양론을 듣고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와 서울특별시의 정책이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 혹은 문제점·개선책은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관계자 인터뷰를 진행했다.첫 번째 인터뷰이는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으로 1일 서울 중구 전국금융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박 위원장은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20년 2월부터 금융산업노조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위원장이 보는 KDB산업은행 본점 이전에 관한 논란과 정부의 공기업 이전 정책 전반에 대해 알아보자.▲ 박홍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출처 = iNIS]◇ 본점 이전한다고 부산 금융산업 발전 못해박 위원장은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려는 정책은 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급조된 선심성 정책이며 본점 이전으로 부산 지역경제 발전이나 금융허브 전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노조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헸는지.“2011년 9월경부터 상근 간부를 하면서 노조 활동을 시작하다가 중간에 현업에 복귀했다. 2017년부터 3년간 KB국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을 했으며 2020년 2월 금융노조위원장에 취임해 3년째 활동하고 있다.” - KDB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본점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금융산업노조의 입장은.“KDB산업은행은 대한민국의 국책금융 및 정책금융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으로 금융산업노조 입장에서도 매우 핵심적인 조직이다. 부산으로 이전할 경우 조직에게도 큰 타격이지만 대한민국 금융산업에서 아주 커다란 참사를 낳을 수 있는 잘못된 정책결정이라고 생각한다.” - 어떤 점에서 참사라고 생각하는지.“산업은행 고객 69% 정도가 수도권에 있고 산업은행의 업무 대부분이 서울의 명동이나 을지로·여의도·강남을 중심으로 하는 금융권과 교류하고 협업하는 것이다.레고랜드 사태뿐 아니라 코로나19 발생과 같이 금융시장에 충격이 일어날 때마다 제일 먼저 호출하고 제일 먼저 금융위원장 입에서 나오는 말이 KDB산업은행·IBK기업은행·한국수출입은행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만큼 정책금융에서 중요한데 3400명이 통째로 지방에 내려가면 협력이 어려워진다.” - 금융산업노조와 KDB산업은행 노조가 이전을 반대하는 다른 이유는.“산업은행은 한국은행과 같은 발권 기관도 아니고 한정된 재원으로 어떤 산업이나 기업에 목표·정책·철학적 배경을 갖고 지원하겠다는 것이 중요하다. 정권이나 강석훈 회장 측에서는 부울경 지역의 경제발전을 위해 이전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대한민국이 부울경 위주로 발전해야 된다라는 것에 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는지 의문이다.” - 여야를 불문하고 부산·울산·경남 지역 국회의원은 부산으로 이전을 찬성하는데.“일단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 대부분은 찬성한다고 보는 게 맞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 정무위 의원이나 다수 의원은 개인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사람이 꽤 많다.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 반대 집회에 다녀간 의원이 많으며 이들은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반대에 공감하고 있다.” - 산업은행이 부산으로 본점을 이전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최대 몇 명이 가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최대 4~500명이 내려간다면 지역경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부산시가 주택을 특별공급해도 가족과 같이 내려갈 직원은 많지 않다. 주말에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생활로는 소비증진 효과도 없다. 본점을 이전해도 부산시의 세수 증대 효과도 크지 않다.” -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법을 개정해야 한다. 국회의 법 개정 움직임에 대해 금융산업노조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1월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입에서 최초로 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이 나왔을 때부터 지금까지 당시 여당이었고 현재는 야당인 민주당 지도부,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과 이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제1야당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법안 개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며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은 사실상 당론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반대하면 법 개정은 불가능하고 2024년 총선에서 누가 이기냐에 따라 본점 이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총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지만 하늘을 쳐다보고 비가 내리길 기다릴 수만은 없기 때문에 다음 달 초 산업은행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면 내년에 지방 이전 반대투쟁을 어떻게 진행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산업은행의 존립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금융산업노조 차원에서도 적극 개입할 방침이다.” ◇ 금융공기업 지방 이전이 민영화 수순?우리나라 경제는 저렴한 인건비를 강점으로 한 제조업보다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첨단제조업·정보통신기술(ICT)산업·금융산업을 육성해야 고령화·저출산·인구감소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 금융위가 서울을 종합 금융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핵심 금융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어 혼란스럽다. - 금융위원회가 ‘금융 중심지의 조성과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서울은 ’종합금융중심지‘, 부산은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중심지‘로 육성한다는데 금융위의 정책 추진 방향이 공식적으로 바뀌었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지.“없다. 이 건물에 있는 부산항만공사·해양공제조합 등과 같은 부산 소재 기관도 서울에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부산이 해양·파생상품 특화 금융 중심지가 되려고 해도 사업은 서울을 중심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전 정권의 은성수·고승범 금융위원장과 공식적으로 정례협의체를 통해 정책 협의를 진행해 왔지만 그런 정책 변화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 -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발간한 여러 자료에 따르면 IBK중소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수출입은행·금융감독원·수출보험공사는 수도권에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갑자기 왜 국가정책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국가발전을 위한 전체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과정에서 해당 지역의 표를 얻기 위해 다소 즉흥적인 공약을 내세웠다고 본다. 정치인 대부분이 산업은행이 왜 내려가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심지어 윤석열정부의 경제 관련 고위공직자도 사석에서는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이야기 한다고 들었다.” - 정부의 공기업 지방 이전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기존 지방 이전 정책이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하는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도 있다. 또한 다양한 기관에서 발간하는 보고서도 완전히 성공한 것처럼 평가하는 것은 없다. 현 정권 관계자에게 직접 들었는데 서울에 남아 있는 모든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해도 지역 균형 발전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차라리 세제혜택 등 당근을 제공해 민간기업을 이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 KDB산업은행과 같은 공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해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공기업이 지방에 내려가도 시너지를 낼 기업이 서울에 있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대구 혁신도시처럼 육지의 섬과 같은 지역에 공기업을 이전하면 직원은 자녀 학교 배정과 같은 기초생활조차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을 데려가지 않고 혼자 내려가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 금융공기업의 지방 이전 문제점을 보완할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지.“부산은 금융 관련 공기업, 전주는 국민연금, 제3의 지역은 다른 공기업 등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당 지역, 지자체 또는 정치인이 나눠 먹기식으로 공기업을 가져갔던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융산업을 그렇게 찢어 정권의 전리품처럼 가져가는 것은 매우 잘못됐다고 본다.” - 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면 부산이 아시아의 새로운 금융허브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지.“그렇지 않다. BICF(부산국제금융센터)에 지금 일부 금융사가 입주해 있는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알고 있다. 산업은행이 간다고 잘 안되던 부산 금융허브가 잘 될 가능성보다 산업은행이 안 될 가능성이 더 높다.” - KDB산업은행 본점을 부산으로 옮기면 서울이 종합금융 중심지로서 기능이 약화될 것이라고 보는지.“상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을 가보면 정장에 넥타이를 맨 외국인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대부분 한국 신용등급으로 발행되는 산업은행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이거나 또는 산업은행의 투자를 바라고 찾아오는 그런 관계자다.산업은행의 본점이 부산으로 가면 아시아를 중심으로 채권 발행 로드쇼를 하던 외국인이 홍콩·싱가포르·도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이 이른바 패싱을 당하는 것이다.” - 미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국책은행을 지방으로 이전한 사례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지.“전혀 없다. 도시가 발달하고 산업이 있는 곳에 은행 지점이 생기고 금융업이 융성하는 것인데 그것을 우리나라처럼 인위적으로 추진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 정책금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경쟁력 약화가 불 보듯 뻔하고 장기적으로 민영화로 가는 수순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현 정부의 기본 공공정책이 민영화다. 따라서 어떤 공공기관이든 할 수 있으면 팔아버리는 쪽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방 이전 논란이 한창 뜨거운 가운데 국책은행의 우량자산을 시중은행에 매각하겠다는 이슈가 터졌던 것도 결국 시중은행으로 대기업의 우량 여신들을 넘겨 산업은행의 몸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산업은행의 몸집을 가볍게 만들면 지방으로 이전하는데 더 좋고, 결국 민영화도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모양인데 완전히 오산이다. 우량 기업으로부터 얻은 수익을 갖고 정책금융을 하고 있는데 결국 그런 수익이 사라지면 매년 2~3000억 원 적자가 나고 세금이 계속 들어가야 한다면서 없애자라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박홍배 위원장(가운데), 민진규 소장(오른쪽) [출처 = iNIS]◇ 여의도에 금융특구 설립해 지원 요망박 위원장은 우리나라는 국가의 장기발전전략보다는 선거에 유불리를 따지는 포퓰리즘 공약이 난무하는 문제점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차라리 정치인이 정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고 그 자리를 금융특구로 지정해 디지털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발전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서울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하려면 제일 먼저 도쿄와 경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KDB 산업은행의 본점을 부산으로 이전하지 않고도 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을 지원할 방안은.“동남권 지역의 정책금융 지원 방안으로 산업은행 노조 측도 그렇고 산업은행 사측에서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부터 다양한 방안을 제시하고 보고를 해왔던 것으로 알고 있다.산업은행의 정책 기능을 분리해 지방은행과 합작회사를 설립해 지역에 필요한 자금 공급 또는 다른 조달을 통한 금융 공급, 금융 서비스 제공 등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서 해결방안을 찾고 있다.” - 국민연금과 신용보증기금은 이미 지방으로 이전했다. 정부는 2023년 수출입은행 이전을 위한 준비를 계획하고 있는데 금융산업노조 차원에서 대비를 하고 있는지.“우선 윤 대통령의 110대 국정과제 공약에 확실히 명시된 것은 KDB산업은행이다. 따라서 산업은행이 앞서서 투쟁해야 되며 산업은행이 투쟁에서 지게 되면 다음 수순으로 수출입은행·기업은행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언급하지 않은 일을 추진하겠느냐라고 방심하고 있을 사항은 아니다.” - 신보도 대구로 이전한 후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데 최소한 금융업무 부서만이라도 서울로 U턴해 정상화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지.“신보도 정부가 다시 한 번 대한민국 금융산업 체계를 재편하고 시너지를 발휘하기 위해 수도권 어느 지역에 금융특구를 조성해 올라올 기회를 제공한다면 올라오고 싶어 할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여야 후보에게도 노조 입장에서 그런 방안을 정책안으로 요구했다. 법을 개정해서라도 U턴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금융공공기관의 본점을 이전하지 않으면 서울이 아시아 금융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단기간에 중국 주요 도시와 홍콩을 대체하고 싱가포르를 앞지르는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자리 매김하지는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예상하는 것보다 오래 걸릴 것이지만 법인세율 조정, 금융특구 지정 등과 같은 정책적 지원이 충분하다면 그 시기는 앞당길 수 있다고 본다.”- 서울을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육성하기 위해서 경쟁해야 하는 도시는.“저는 도쿄 정도로 설정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생산과 소비도시가 복합된 중국과 소비도시 중심인 미국 사이에 위치한 금융허브라면 도쿄와 경쟁해야 한다. 도쿄와 경쟁하려면 금융특구를 지정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는 등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서울에서 금융특구를 지정한다면 어디가 적합할지.“저는 여의도 용산 벨트 같은 곳이 좋다고 생각한다. 여의도는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쇼핑센터 등 상업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는데 입지가 아깝다.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한다면 국회 자리에 금융특구를 지정해 핀테크 기업 등을 유치해 디지털 금융을 발전시키면 좋을 것이다. 지방으로 이전했거나 서울에 산재한 금융기업을 모두 모으면 자연스럽게 금융특구가 형성될 것이라고 본다.”- 금융산업노조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기본적으로 3개의 정책본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금융정책본부다. 금융정책본부에서는 정부 정책 또는 금융사 정책 중에서 금융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정부나 입법기관에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처리를 막았다. 인터넷 서비스업체 등 전문은행도 아닌 곳에서 계좌를 개설하도록 변경했다면 소비자 보호나 금융사고 예방이 어려워졌을 것이다.”우리나라 금융산업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지식으로 인터뷰에 응해준 박 위원장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국가정보전략연구소는 심층기획을 통해 ‘서울을 아시아 금융허브로’라는 주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방침이다. 독자 및 관계자 여러분의 진심어린 조언과 제언을 기다린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더 밝힌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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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0나이지리아 시멘트 제조사인 단고테 시멘트(Dangote Cement)에 따르면 N1160억나이라의 시리즈 2 고정금리 선순위 무담보 채권 발행을 완료했다. 회사채 발행은 총 3개의 트랑쉬(분할 발행)로 구성됐다. 5년 만기 트랑쉬 A 발행 11.85%, 7년 만기 트랑쉬 B 발행 12.35%, 10년 만기 트랑쉬 C 발행 13% 등이다.단고테 시멘트는 채권 발행 수익금을 회사의 확장 프로젝트, 단기 채무 재융자, 운용 자본 요건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상기 채권들은 나이지리아증권거래소와 FMDQ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될 예정이다. 단고테 시멘트는 국내 자본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2021년 6월 단고테 시멘트는 500억나이라의 시리즈 1 고정금리 선순위 무담보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이후 건설업의 호황으로 시멘트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단고테 시멘트(Dangote Cement)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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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철도는 일본 제국주의 수탈과 근대화의 상징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일부 어용학자들이 식민지 시대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로 철도를 꼽는다. 한국철도공사(Korea Railroad Corporation, 이하 코레일)는 영욕의 풍파를 견뎌낸 공기업이다.역대 코레일의 경영진들은 전문가보다는 정치권과 감독 기관으로부터의 ‘낙하산 인사’로 경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당연하게 부실경영·방만경영·독단경경·비윤리적 경영이 점철되면서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2021년 11월 취임한 나희승 사장은 전임자인 손병석 사장이 누적된 적자와 경영성과 부진으로 사임한 이후라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보인다.코레일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 베이스(Data Base, 이하 DB), 국정감사, 감사원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생태계(8-Flag Ecosystem)를 적용해 KAC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해보자.◇ 윤리경영한다고 외쳤지만 정작 조직은 이익을 쫓아 담합10여년 전 국정연이 코레일의 윤리경영을 평가할 때 체계는 나름 잘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현재 새롭게 대두되는 ESG 경영 헌장(code)은 제정하지 않았으며 공공 안전 서비스, 친환경 서비스 강화, 사회적 가치 실현, 윤리경영 강화라는 4가지 과제만으로 달성하겠다는 구상이다.2005년 제정된 윤리헌장은 2011년과 2012년 2차례 개정했으며 환경 보호, 양성평등 문화 조성,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에 공헌 등에 관련된 9개항으로 구성돼 있다.2020년 제정한 윤리규정은 임직원 행동강령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임직원의 기본윤리, 이해관계자에 대한 책임, 노사화합, 윤리경영위원회 운영 등에 관한 24개 조항을 명시했다.인권경영은 윤리경영과 동일한 형식으로 일부 내용만 달랐다. 사회공헌활동은 2021년 4분기 소식지가 유일한 자료이고 다른 활동은 전혀 없었다. 내부고발은 레일휘슬이라는 명칭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제이컨설팅이라는 업체에게 외주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2021년 상반기 청탁금지법 상담내역을 살펴보면 퇴직한 선배나 현직 부서장에게 선물을 할 때 구입할 수 있는 선물의 상한액에 관한 내용 등 4건이 올라와 있다. 2020년 하반기의 상담 내역도 매우 유사한데, 공개된 4건 모두 상급자의 승진이나 명절 선물 금액에 대한 상담이었다.절대 권력이 반드시 부패하는 것처럼 독점사업도 마찬가지이다. 코레일도 전국을 거미줄처럼 엮은 철도망을 소유한 독점사업자이기 때문에 부패행위가 끊이지 않는다.철도공사 수주나 민자역사개발, 부품공급 등 막대한 이권사업이 많기 때문에 임직원이 협력사로부터 뇌물사건에 연루되는 사례가 너무 많다.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기업 리더는 근엄한 자리(position)가 창의적인 아이디어(idea)때문에 존경을 받는다. 권위에 의해 조직을 통제하고 군림하는 과거와 달리 조직의 비전(vision)과 사업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공기업도 예외가 아니다.2021년 6월 감사원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9년 성과급으로 736억원을 과다 지급했다. 국정감사에서는 고객의 예약보관금을 수익으로 회계처리하거나 성과금을 더 받기 위해 고객만족도 조사결과 조작 등으로 질책을 받았다. 윤리경영을 한다면서 조직 전체가 눈앞의 이익을 쫓아 비윤리적으로 행동한 것이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ESG 경영 평가 결과 [출처 = iNIS]◇ 강성 노조로 불리지만 조합원의 근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부족한국에서 공기업을 ‘신(神)도 가고 싶은 직장’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낮은 업무 강도에 비해 높은 연봉 때문이다. 코레일도 만성적자와 천문학적인 부채에도 불구하고 임직원이 고액 연봉을 받아 비판을 받고 있다.적자는 구조적 문제이고, 요금인상을 현실화하면 언제든지 흑자로 돌아설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정부·시민단체·소비자들은 억지주장이라고 치부한다.ESG 경영 진단 지표 중 사회(Social)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배려, 사회적 가치 존중, 의사소통을 포함한다. 코레일의 핵심가치는 안전(국민안전·안전역량), 고객(고객만족·직원행복), 소통(미래창조·혁신성장)으로 고객을 소중하게 인식해야 하는데, 불친절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2020년 국정감사에서 코레일은 산재사고율 1위라는 불명예를 해소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다. 노사가 합의한 대로 4조 2교대로 작업을 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충원은 감감 무소식이다.2014~2018년 산재사고 사망 25명, 부상자 558명으로 총 583명이 안타까운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외주업체 소속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절반에 가까웠다. 매년 국회와 시민단체로부터 따가운 질책을 받고 있지만 개선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국내 공기업 중 강성노조로 잘 알려진 코레일 노조는 조합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회계기준을 임의대로 바꿔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안전한 근무환경을 보장하는 것이다. ◇ 탄소중립 시대를 대표하는 철도 인프라 확장위해 노력 중코레일의 환경경영은 친환경 녹색철도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이다. 환경경영의 비전은 ‘그린 뉴딜 이행체계 구축 및 스마트 환경 관리’이고 3대 추진전략, 14대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3대 추진전략은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참여 및 감축, 스마트 환경관리, 열린 환경 경영을 통한 사회적 가치 구현이다.2012년부터 공공기관 최초로 ‘올해의 녹생상품’을 수상하기 시작해 2021년까지 10년 연속으로 받았다. 기후변화에 대응, 탄소정보 공개, 온실가스∙에너지 감축, 친환경경영 등의 영역에서 좋은 평가를 획득했다.향후에도 수소연료전지 하이브리드 열차 개발, 태양광∙태양열∙지열 등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및 이용, 폐기물 재활용 확대, 친환경 녹색제품 사용, 환경보전활동, 중소기업의 환경 신기술 활용 추진 등으로 환경경영을 강화할 방침이다.철도는 탄소 배출량이 승용차의 6분의 1에 불과해 탄소중립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교통수단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철도의 이용을 확대해야 하고, 저탄소·친환경 전기철도차량의 도입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코레일은 2021년 4월 30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해 ESG 경영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녹색채권은 이름만 녹색이고, 적자경영으로 인해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여진다. ◇ 거버넌스 취약성 극복해야 글로벌 수준 ESG 경영 달성 가능코레일은 오랜 역사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큼에도 불구하고 후진적인 경영체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공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도공사 현장의 위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안전관리는 미흡하며 위험을 외주업체에 전가한다.전체적으로 코레일의 ESG 경영을 진단해 보면 거버넌스의 취약성이 돋보인다. 윤리경영과 ESG 경영의 차이점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무능한 경영진과 이기주의로 똘똘 뭉친 노조가 극단적인 대립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거버넌스에 비해 사회는 양호한 평가를 받았다. 소비자와 협력업체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내부 임직원에 대한 편향적인 노력은 양호한 편이다.환경은 철도차량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에너지를 전환한 비율이 높을 뿐만 아니라 철도 자체가 탄소중립시대를 이끌어가는 교통수단이라는 점은 감안했다. 코레일이 글로벌 수준의 ESG 경영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 김백건 국가정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출처 = iNIS]-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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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1미국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피치(Fitch)에 따르면 2022년 1월 중순 가나(Ghana)의 국가 장기발행자등급(IDR)을 'B'에서 'B-'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인 UBA 가나(UBA Ghana)의 장기 발행채권의 장기발행자등급(IDR)도 'B'에서 'B-'로 하향됐다. 생존력등급(VR) 역시 'B'에서 'B-'로 내려갔다. 반면 장기발행자등급(IDR)에 대한 전망은 안정적이다. 향후 UBA 가나의 시장 점유율은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피치가 UBA 가나의 신용등급을 지지하는 관점은 다음과 같다. UBA 가나는 UBA 그룹(UBA Group)의 범아프리카 사업 전략에서 중요하다.또한 UBA 그룹 순이익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 차원에서 UBA 가나가 많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UBA 가나는 UBA 그룹이 91%를 소유하고 있으며 공통 브랜드, 관리 및 운영 통합도 긍정적이다. ▲UBA 가나(UBA Ghana)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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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증권거래소(NGX)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지난 4년 동안 국내 녹색채권 시장 가치가 N552억2000만나이라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NGX는 기후변화 및 기타 환경적 도전과 관련된 재정적 위험과 사업 기회를 통합한 지속가능한 금융상품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Sub-Saharan Africa, SSA) 지역은 지구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이 가장 적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에 가장 취약한 지역 중 하나이다.SSA 지역의 기후 적응에 대한 투자는 향후 10년 동안 매년 US$ 300~500억달러 사이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106.9억나이라 상당의 채권이 발행됐다.▲나이지리아 증권거래소(NGX)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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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2스위스 증권거래소(SIX Swiss Exchange Ltd, SWX)에 따르면 지난 11월 18일 1억 스위스프랑(CHF) 디지털 채권을 발행했다. SWX는 2026년 만기 무담보 시니어 채권으로 기존 채권 5000만 스위스프랑을 포함해 총 1억5000만 스위스 프랑의 채권이 발행됐다. 만기까지 수익율은 0.125%이다.디지털 채권은 SDX Trading에 상장돼 거래가 이루어지고 SIX Digital Exchange(SDX)에 보관하게 된다. 기존 채권은 스위스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디지털 채권은 블록체인 기술 엔터프라이즈용 블록체인 코르다(Corda)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2021년 9월 스위스 금융규제당국 연방금융시장감독기구(FINMA)는 디지털자산 증권거래소(암호자산거래소) 및 중앙증권 캐스트디(보관) 운영을 정식 승인했다.▲ 증권거래소(SIX Swiss Exchange Ltd, SWX)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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